1.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형을 샀는데 누를 때마다 다른 소리가 난다. 자세히 보니까 진짜로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2. 요즘은 밤에 누군가 창문으로 지켜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겨울이 됐나 싶으니 창문 한 구석에만 성애가 잔뜩 끼었다. 3. 어느 각도에서 봐도 눈이 마주친다는 그림을 샀다. 그게 고개를 들린다는 뜻인 줄은 몰랐다. 4. 나는 겁이 없는 편이지만 역시 방문을 열자마자 누가 튀어나오면 놀랄 수밖에 없다. 혼자 사는 집이었으니까 말이다. 5. 누군가 고양이를 괴롭히는 듯 고양이 비명이 30분이 넘게 이어졌다. "이 빌어먹을 고양이 새끼는 왜 몇 번을 찔러도 안 죽는 거야!"
1. 이사를 한 집에 전주인이 다 시든 화분을 하나 두고 갔다. 내일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보니 꽃이 활짝 핀 화분이 있었다. 2. 비가 오는 소리에 깨어나 보니 창문이 열려 있었다.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누우려는데 창문에서 이어진 물 자국이 침대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3. 어릴 때 많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다시 찾았다. 그 인형은 어릴 때처럼 울었다. 4. 고물상에서 산 오래된 빈티지 레코드는 꽝이었는지 음악 대신 숨소리만 잔뜩 나왔다. 이제 보니 플레이어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5. 집 앞 도로 공사장에 세워진 사람 모형을 보며 밤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했었다. 그런데 모형이 조금 달라졌다 싶은 날부터 파리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1. 아이가 그린 우리 가족 그림은 꽤 잘 그려져서 우리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잠깐, 진짜 들리잖아? 2. 찬장이 기울어졌는지 밤이면 접시나 그릇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들린다. 내가 심각성을 느낀 것은 사용한 적이 없는 그릇에 손자국이 남은 것을 발견했을 때였다. 3. 거울을 보면 늘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웃음이 난다. 4. 계단을 내려갈 때 벽에 생기는 그림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조명을 새로 달았다. 조명 아래에서도 그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5. 침대에서 내려가는데 무언가 내 발목을 잡았다. 깜짝 놀라 침대 위로 올려왔는데 그 무언가가 함께 올라왔다.
1. 시골에 사는 할머니가 보내준 손편지에는 "이 글을 읽으면 전화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5년 전에 돌아가셨다. 2. 지하철에서 갑자기 이어폰의 노래 너무로 귓속말이 들려왔다. "넌 여기서 탈출할 수 없어." 3. 나는 꿈에서 항상 같은 놀이공원을 방문한다. 오늘, 그 놀이공원의 입장권이 우편으로 왔다. 4. 눈을 떴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눈은 모두 텅 비어 있었다. 5. 작은 동네 가게에서 샀던 칫솔을 사용하는데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칫솔을 던져버린 후에도 그 느낌은 계속됐다.
1. 저녁 식사를 마치고 창밖을 보니, 정원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문제는 그 정원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출입구가 잠겨있었다는 것이다. 2. 아파트로 돌아와 문을 열자, 모든 가구와 물건들이 뒤집혀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모든 것들이 천장에 붙어있었다. 3. 일기를 쓰던 중, 내가 쓴 것이 아닌 문장을 발견했다. "나도 이 글를 읽을 수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4. 애완 동물 샵에서 새로 구매한 물고기가 어느 날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가 안 됐는데 그 다음 날부터 어항의 물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5.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았다. 잠시 후, 친구는 "어, 네 목소리 잘 들려!"라고 답했는데, 그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
1. 문을 잠그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다음에는 잠그지 마세요"라는 메모가 붙어있었다. 2. 어릴 적 좋아하던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형을 장난감 박스에서 찾았다. 혹시나 싶어서 눌러보니 작은 소리로 "왜 날 버렸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3. 병원에서 깨어나니 옆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은 나를 보고 "다시는 깨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라고 말했다. 4. 지하실을 청소하던 중, 아무도 몰랐던 비밀방을 발견했다. 문을 열어보니 거기에는 내 사진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5. 휴대폰에 "무슨 용건이야?"라는 메시지가 떴다. 그 메시지의 발신인은 내 휴대폰이었다.
16살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몇 개월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입원한 병실은 4인실인데 거기에는 또래의 여자가 3명이 입원해 있었습니다. 1인실이 아닌 것에 실망했지만 비슷한 나이의 환자들이 있어서 나름 즐거운 입원 생활을 보냈습니다. 2주 정도가 지났을 무렵, 같은 병원의 A와 B가 퇴원했습니다. 그 때문에 저와 C는 창가의 침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와 함께 뭔가 좀 쓸쓸해졌다는 얘기를 하다 잠들었는데, 밤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깨버렸습니다. 어디선가 무언가 딱딱한 물체를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혹시 C가 무언가 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침대 칸막이 커튼을 열어봤지만 분명 자고 있었습니다. 이상했지만 나도 굉장히 졸렸기 때문에 그대로 잠들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친한 친구들과 함께 여름 바다에 놀러 갔을 대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들뜬 상태로 해변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저기에서 뛰어내리는 건 어때?" 라며 높지 않은 절벽을 가리켰습니다. 그 해변은 작은 절벽이 있었고, 다이빙을 하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높이가 낮기도 했고, 어렸을 때도 물에 뛰어들며 노는 것은 자주 했으니까 모두 찬성했습니다. 오랜만에 바다에 와서 텐션이 올라 그대로 절벽으로 달려갔습니다. 한 명이 좋은 카메라를 가져왔기 때문에 모두 재미있는 포즈로 다이빙을 하고 놀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 N은 어디 갔어?" 누군가 말을 했을 때서야 다들 눈치 했습니다. 어느새 N이 사라진 것입니다. 모두 해변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고, 해변 안전요원에게 말해서 같이 찾아..
1.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추궁하자 그녀는 사고였다며 울었다. 하지만 난 분명 그녀가 일부러 계단에 자기 몸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2.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이 꼼짝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고,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이미 매장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열심히 삽질을 하는 남편과 여동생이 보였고, 도대체 언제부터 둘이 친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3. "저기... 당신 여동생이 분명 뒷마당에 있다고 한 거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고." "파봤어요?" 4. 그녀의 차가운 미소가 나를 반겼다. 이 냉장고는 놀라울 정도로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잘 보존해 주고 있습니다. 5. 교회의 종소리를 들었을 때 나를 두렵게 한 것은 시간이 벌써 자정이라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숲 한가운데 나 혼자였다는..
1. 점에서 익사할 운명이라는 결과가 나와 그 후로는 물놀이를 가지 않습니다. 계단 아래서 피조차 뱉거나 삼키지 못한 상태가 되어보니 내 피에도 익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 예언가는 다음 주에 세상을 덮치는 재앙을 알았다. 하지만 말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3. 간호사는 피를 조금 뽑을 뿐이니 별로 아프지 않을 거라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아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프지 않고...... 다른 감각도 점점 느껴지지 않았다. 4. 아마 저는 외과의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연습하면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을까요? 5. 언니는 정말 숨바꼭질을 잘 해. 덕분에 10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언니의 시체를 못 찾고 있잖아.
1. 아이들을 데리고 이사를 하는 것은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려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묻어둔 채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2. 매년 우리는 5명이 모이는 날이면 숨바꼭질을 하는데 올해는 4명만 왔습니다. 그러다 작년 숨바꼭질 챔피언을 찾았는데 여전히 작년에 숨었던 틈에 끼어 있었습니다. 3. 매일 밤 새벽 3시쯤이면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열려고 합니다. 2시 59분이 됐을 때 오늘은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기억났습니다. 4. 관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는 웃으며 소각로를 켰다. 5. 나는 "과학자들이 식인종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 인간은 돼지고기랑 비슷한 맛이 난데."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난 송아지 고기랑 더 비슷한 것 같은데?"라며 스테이크를 한 조각..
한 남자가 취미로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간 곳은 전에도 몇 번 가서 익숙한 나라였고, 별다른 무리 없이 식당을 잡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식사를 즐기는 동안 저편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여자가 있었다. 괜히 신경이 쓰였지만 일단은 식사를 했다. 중간중간 한 번씩 쳐다보면 그 여자는 뜨거운 시선으로 마주 보고 있었다. 더구나 꽤 미인이었기 때문에 조금 기대를 하게 되었다. 남자는 혹시 첫눈에 반했다거나 그런 건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식당을 나오는데 그 여자가 따라나왔다. "같이 가지 않을래요?" 정면으로 다가오는 여자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완전히 마음이 맞은 두 사람은 그날 바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꿈같은 일이..
1. 형은 언제나 내 음식에 침을 뱉고 어머니에게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몇 년 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형은 그것이 해독제를 먹일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고백했다. 2. 그는 힘차게 골프채를 휘둘러 네 번째 샷을 날리고 자신의 비거리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는 걸음을 옮겨 옆에 있는 다섯 번째 사람에게 샷을 날린 준비를 했다. 3. 소녀는 조심스럽게 포장을 벗기고 그 안의 보물들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간이지만 이번에는 심장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4. 이 세상에는 대충 15억 개가 넘는 눈이 있는 거잖아요? 그중에 2개 정도가 당신을 계속 보고 있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지 않겠어요? 5. 우리가 다른 곳을 침략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지구 ..
1. 처음으로 상담사를 만나게 되어 몇 년이나 품고 있던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 오는 손님이 과연 그날 내가 한 일을 기억할지, 아니면 아주 어릴 때가 기억을 못 할지 궁금하네요. 2. 지난 2년 동안 전국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알고 계십니까? 알려지지 않았으니 당연히 모르시겠지만 저는 잘 알거든요. 3. 나를 잡아가더라도 이곳에 숨긴 내 아이들은 절대 찾지 못할걸! "맙소사...... 어쩌다 이렇게 큰 거미가 귀에 들어갔나요?" 4. 아내가 깃털을 토해낸 것을 보고서야 그동안 왜 그렇게 기침이 심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새장의 새가 자꾸 없어지는 것은 고양이 탓인 줄 알았는데...... 5. 내가 시체를 숨긴 곳을 경찰이 찾아냈을 때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놀랍게도 경찰은 아무것..
혼자 자취를 하던 그 남자는 항상 늦은 밤이 되어야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다. 아파트 규정상 수거일 낮에 내놓도록 되어 있지만, 아침에 약하니 어쩔 수 없다. 낮에는 귀찮기도 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아 이제는 밤에 내놓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후딱 버리고 들어가야겠어." 허둥지둥 쓰레기장에 가보니 왠 개 한 마리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따. "들개인가? 저리 가, 훠이." 물러선 개가 돌아서자 남자는 흠칫했다. 개의 얼굴이 마치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라 다시 보고,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닮았다. 아니 사람을 닮은 수준이 아니라 어떻게 봐도 사람의 얼굴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남자가 꼼짝도 못 하고 굳어있자 그 개는, "모르는 척해줘." 라고 한마디 말하고 어디론가 가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