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심한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
항상 반짝반짝 청소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며 반대다.
쓰레기가 있든 어질러져 있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집에 살지만 서로 좀 어색하다.
어느 날, 화가 치민 형이 마침내 폭발했다.
"적당히 좀 해야지!
매일매일 방을 더럽히기만 하고!
청소는 항상 내가 해주니까 편하지?
어차피 청소는 저절로 되니까 일부러 어지르는 건가?
이제 너 같이 더러운 놈은 질렸어!
그렇게 말하고 나가 버렸다.
굉장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뭐야 그렇게까지 말하고......"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도 조금은 반성을 하고 있다.
"이제 조금씩이라도 정리 정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결심하고 일단 지금 지저분한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30분 후,
방 구석구석까지 쓰레기 하나 없는 광경이 거기에 있었다.
내가 봐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도 하면 되잖아!"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는 중에 형이 돌아왔다.
아무래도 쓰레기봉투를 사러 갔던 것 같다.
쓰레기가 좀 많기는 했는지 상당히 큰 봉투다.
"봐, 형.
내가 이렇게 깨끗하게 청소했어!
쓰레기봉투는 필요 없어.
나도 하면 된다니까?"
씩씩하게 말했다.
형은 "그래."라고 한 마디 하고,
큰 쓰레기봉투를 하나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