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혼자 자취를 하던 그 남자는 항상 늦은 밤이 되어야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다.

아파트 규정상 수거일 낮에 내놓도록 되어 있지만, 아침에 약하니 어쩔 수 없다.
낮에는 귀찮기도 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아 이제는 밤에 내놓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후딱 버리고 들어가야겠어."

허둥지둥 쓰레기장에 가보니 왠 개 한 마리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따.

"들개인가? 저리 가, 훠이."

물러선 개가 돌아서자 남자는 흠칫했다.
개의 얼굴이 마치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라 다시 보고,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닮았다.
아니 사람을 닮은 수준이 아니라 어떻게 봐도 사람의 얼굴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남자가 꼼짝도 못 하고 굳어있자 그 개는,

"모르는 척해줘."

라고 한마디 말하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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