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온 것 같다. 집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내가 나가봐야 하지만 귀찮아서 무시하고 있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그리고 일정한 리듬을 붙여가면서 초인종이 계속 울리기 시작했다.
끈질긴 사람이네. 도대체 누구지?
2층 내 방에서 현관 쪽을 살짝 보니 흰옷을 입은 40대 아줌마가 밀짚모자 같은 것을 쓴 흰옷의 여자아이와 함께 서있는 것이 보인다. 요즘은 애들 데리고 다니면서 전도하나? 귀찮지만 일단 나가 볼까 하고 아래로 내려가 현관 문을 열었더니 아무도 없다. 뭐야, 벌써 갔나? 모처럼 나왔더니......
다시 자려고 2층 방에 누웠다. 그런데.
[띵동~ 띵동~ 띵동~]
또 초인종이 울렸다. 다시 내다보니 아까 그 아줌마와 아이다. 뭐야 도대체?!
나는 반쯤 화가 나서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그동안 초인종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띵동~ 띵동~ 띵동~]
현관문을 열고 꺼지라고 화를 내려고 했는데......
아무도 없다. 문을 열기 직전까지 분명 소리가 났는데. 숨을 곳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아무리 발이 빨라도 골목에 있는 우리 집에서 보이지 않을 만큼 벗어날 수는 없었다.
잠시 멍하니 서있는데.
[띵동~ 띵동~ 띵동~]
눈앞의 인터폰이 아무도 없는데 소리를 냈다.
나는 집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잠그고, 커튼을 모두 치 뒤 이불에 들어가 떨었다.
얼마 동안 초인종 소리는 계속되었다.
[띵동~ 띵동~ 띵동~]
하지만 이번에는 현관을 내다보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부모님이 나가다가 나를 불렀다.
"너한테 편지가 왔었네? 여자인 거 같은데?"
그러면서 씩 웃는다. 신문 아래 깔려 있어서 발견 못 했던 것 같다. 흰 봉투에 이름은 쓰여 있지 않았지만 어쩐지 여자일 것 같았다. 일단 글씨가 예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