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노래방이 정말 가고 싶었어.
나 혼자 말고 친구랑 말이야.
아, 순서가 바뀌었네.
그 친구를 노래방에 데려가고 싶었어.
그냥 두기만 해도 빛이 나는 친구지만 이 친구가 노래를 부를 때문 정말 멋있단 말이야.
여자들이랑 함께 노래방을 가면 다들 뻑 간다고.
몇 번 그러고 나니까 꼭 한 번은 둘이서 가보고 싶었어.
근데 요즘은 다 무선 마이크에 시설도 너무 첨단이야.
그래서는 안 되지.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곳이 아니야.
난 좀 옛날 노래방을 가고 싶어.
그래서 여기저기 한참을 발품을 팔아 겨우겨우 옛날 노래방을 찾았어.
낡은 기계, 낡은 스피커, 낡은 마이크!
특히 이 좀 소리가 새는 듯한 마이크가 중요해!
이제 친구를 데려와야겠지?
함께 술도 조금 마시고.
노래나 좀 들려달라고 꼬셔서 노래방으로 왔어.
미리 준비함 차가운 음료수를 마시라고 주고, 일단은 내가 먼저 노래를 불렀어.
그리고 마지막에 퍼포먼스를 하다가 꽝!
어이쿠 마이크가 바닥에 떨어졌네?
괜찮아.
여기까지는 계획 대로야.
자, 이제 보여줘 친구야!
멋있게 선곡을 하고, 버릇처럼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고, 내가 올려둔 마이크를 잡고!
맞아, 그거야!
친구야.
너 지금 내가 봤던 그 어느 때보다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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