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한 여자가 무당을 찾아왔다.
얼마 전부터 계속 꿈에 언니가 나왔기 때문이다.
3년 전 실종된 언니지만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자신과 닮지 않은 뚜렷한 인상의 얼굴.
조금 인상이 흐린 자신과는 분명 다르지만 그런 만큼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언니였다.

처음에는 그냥 그리워서 꾸는 꿈이라 생각했고, 그 후에는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꾸는 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꿈은 몇 번이나 반복되고, 흐릿한 안개 속에서 나타나 서글프게 울다가 떠나는 그 모습은 잊혀지지 않았다.
결국 무당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허어, 다녀갔구먼. 다녀갔어."

무당은 그녀를 보자마자 말했다.

"자기 죽은 자리에 버티는 것도 힘들 텐데 그걸 다녀갔구먼."

언니의 귀신. 다시 말해 언니가 이미 죽었다는 말이지만 여자는 놀라지 않았다.
실종된 것이 벌써 3년이다. 그 정도는 진작에 각오한 일이다.

"귀신은 원래 혼이 흩어져 있어 자기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하네. 꼭 보여줘야 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니 생전에 아주 큰 인연이 있지 않는 한 친혈육도 못 알아보는 게 맞지."

"그럼......"

"자네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힘이 부족해 전하지는 못하는 듯 허이."

"아아... 어떻게 해냐 하나요? 어떻게 해야 언니의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여로 가봐. 이쪽에 기운이 닿았으니 혼자 가보시게."

그녀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가족에게 이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너무 지쳐 있었고, 예민해져 있었다.
언니의 귀신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함을 지를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당이 일러준 곳을 상당히 외진 곳이라 차도 없는 그녀가 혼자 갈 수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남자친구는 조금 놀란 표정이었지만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얼마 후 인적이 드문 숲에 도착했다.
꿈에서 본 것과 비슷한, 안개가 엷게 깔린 숲이었다.

"여기가 맞아?"

"그런 것 같아."

혹시 언니가 꿈에 나타나서 말을 걸지 않을까 낮잠을 청해봤지만 잠이 제대로 올 리가 없었다.

"차라리 좀 걸어보자."

걷고 나면 잠이 좀 더 잘 올 수도 있었다.
아니면 이 안갯속에서 혹시 언니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헉!"

남자친구는 헛숨을 삼키고, 그녀는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안갯속에서 언니가 나타나 두 사람을 바라보다 슬픈 얼굴로 흩어진 것이다.
왜일까. 여기까지 오면 뭐라도 말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그래도 이곳에 언니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경찰에 신고라도 하면 언니의 유해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후아, 진짜 나타나다니...... 깜짝 놀랐어."

그러고 보니 남자친구는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었을 텐데...... 많이 놀랐을 것 같다.

"그런데 자매라더니 그렇게 닮지는 않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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