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잽이는 허공을 떠다니는 작은 벌레다. 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날개도 없이 그저 둥실둥실 떠다닐 뿐이다. 이렇게 떠다닐 때는 무게도 거의 없어 부딪히기도 전에 사람의 기운에 밀려나 접촉할 일이 없다.
평소에는 잠을 자고 있을 뿐 주변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또한 의태를 통해 몸을 숨기고 있는 탓에 제법 많은 수의 멍잽이가 떠다니지만 실제로 보는 경우는 드물다. 혹시 보이더라도 하루살이 같은 날벌레와 착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멍잽이가 잠을 자는 것은 몸을 숨기고, 띄우는 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힘을 아끼기 위해 잠을 자는 것이다. 물론 자는 동안은 먹지를 못하여 에너지가 꾸준히 소모만 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멍쟁이의 꼬리에는 영양분을 저장하는 주머니가 하나 있어 오랫동안 잠을 자면서도 이 영양분을 통해 살 수 있다. 낙타의 혹이나 동물의 동면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런 멍잽이가 깨어날 때가 있는데, 그것은 꼬리 주머니의 9할이 비었을 때다. 이때는 그동안 자고 있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영양분 주머니를 채운다.
멍잽이의 먹이는 동물이 생각하면서 사용하는 에너지다. 사람이든 개, 고양이든 동물은 생각을 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멍잽이는 그 에너지를 빼앗아 먹는다. 그리고 꼬리 주머니가 가득 차면 다시 잠이 든다. 다행히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에너지를 뺏기는 동안은 제대로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 흔히 말하는 멍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보통은 잠깐 멍할 뿐이라 큰 문제가 없으나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 뺏기는 정도가 달라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깊게 멍해지기도 하며 멍잽이가 자주 붙어서 멍한 빈도가 높은 사람도 있다.
식사 중이나 업무, 수업 중에 그런 일을 겪으면 생활이 불편해지고, 운전 중에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작고 큰 영향력은 없으나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멍잽이는 한 번 꼬리 주머니는 채우면 3개월 정도 잠이 든다. 또한 활동 시기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분기에 한 번 정도 대규모로 활동을 한다. 일반적으로 환절기라고 부르는 시기이며 이때 멍한 사람이 많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