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들과 함께 여름 바다에 놀러 갔을 대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들뜬 상태로 해변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저기에서 뛰어내리는 건 어때?" 라며 높지 않은 절벽을 가리켰습니다. 그 해변은 작은 절벽이 있었고, 다이빙을 하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높이가 낮기도 했고, 어렸을 때도 물에 뛰어들며 노는 것은 자주 했으니까 모두 찬성했습니다. 오랜만에 바다에 와서 텐션이 올라 그대로 절벽으로 달려갔습니다. 한 명이 좋은 카메라를 가져왔기 때문에 모두 재미있는 포즈로 다이빙을 하고 놀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 N은 어디 갔어?" 누군가 말을 했을 때서야 다들 눈치 했습니다. 어느새 N이 사라진 것입니다. 모두 해변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고, 해변 안전요원에게 말해서 같이 찾아..
1.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추궁하자 그녀는 사고였다며 울었다. 하지만 난 분명 그녀가 일부러 계단에 자기 몸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2.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이 꼼짝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고,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이미 매장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열심히 삽질을 하는 남편과 여동생이 보였고, 도대체 언제부터 둘이 친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3. "저기... 당신 여동생이 분명 뒷마당에 있다고 한 거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고." "파봤어요?" 4. 그녀의 차가운 미소가 나를 반겼다. 이 냉장고는 놀라울 정도로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잘 보존해 주고 있습니다. 5. 교회의 종소리를 들었을 때 나를 두렵게 한 것은 시간이 벌써 자정이라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숲 한가운데 나 혼자였다는..
1. 점에서 익사할 운명이라는 결과가 나와 그 후로는 물놀이를 가지 않습니다. 계단 아래서 피조차 뱉거나 삼키지 못한 상태가 되어보니 내 피에도 익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 예언가는 다음 주에 세상을 덮치는 재앙을 알았다. 하지만 말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3. 간호사는 피를 조금 뽑을 뿐이니 별로 아프지 않을 거라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아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프지 않고...... 다른 감각도 점점 느껴지지 않았다. 4. 아마 저는 외과의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연습하면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을까요? 5. 언니는 정말 숨바꼭질을 잘 해. 덕분에 10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언니의 시체를 못 찾고 있잖아.
1. 아이들을 데리고 이사를 하는 것은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려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묻어둔 채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2. 매년 우리는 5명이 모이는 날이면 숨바꼭질을 하는데 올해는 4명만 왔습니다. 그러다 작년 숨바꼭질 챔피언을 찾았는데 여전히 작년에 숨었던 틈에 끼어 있었습니다. 3. 매일 밤 새벽 3시쯤이면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열려고 합니다. 2시 59분이 됐을 때 오늘은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기억났습니다. 4. 관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는 웃으며 소각로를 켰다. 5. 나는 "과학자들이 식인종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 인간은 돼지고기랑 비슷한 맛이 난데."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난 송아지 고기랑 더 비슷한 것 같은데?"라며 스테이크를 한 조각..
한 남자가 취미로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간 곳은 전에도 몇 번 가서 익숙한 나라였고, 별다른 무리 없이 식당을 잡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식사를 즐기는 동안 저편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여자가 있었다. 괜히 신경이 쓰였지만 일단은 식사를 했다. 중간중간 한 번씩 쳐다보면 그 여자는 뜨거운 시선으로 마주 보고 있었다. 더구나 꽤 미인이었기 때문에 조금 기대를 하게 되었다. 남자는 혹시 첫눈에 반했다거나 그런 건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식당을 나오는데 그 여자가 따라나왔다. "같이 가지 않을래요?" 정면으로 다가오는 여자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완전히 마음이 맞은 두 사람은 그날 바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꿈같은 일이..
1. 형은 언제나 내 음식에 침을 뱉고 어머니에게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몇 년 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형은 그것이 해독제를 먹일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고백했다. 2. 그는 힘차게 골프채를 휘둘러 네 번째 샷을 날리고 자신의 비거리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는 걸음을 옮겨 옆에 있는 다섯 번째 사람에게 샷을 날린 준비를 했다. 3. 소녀는 조심스럽게 포장을 벗기고 그 안의 보물들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간이지만 이번에는 심장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4. 이 세상에는 대충 15억 개가 넘는 눈이 있는 거잖아요? 그중에 2개 정도가 당신을 계속 보고 있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지 않겠어요? 5. 우리가 다른 곳을 침략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지구 ..
어디서부터, 언제부터 라고 것도 없이 우리는 좀비들을 피해 도망 다니고 있었다. 이 미친 상황은 다른 생각도 할 수 없이, 일단 도망치고 살아남는 것만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썩어가는 인간들 이빨을 드러내며 다가오고 있다. 코가 썩을 것 같은 냄새는 익숙해지지도, 적응되지도 않은 채 이미 내가 좀비가 된 것은 아닌가 착각하게 만든다. "젠장! 이쪽으로!" "어디로 간다는 거야?!" "몰라! 일단 저 새끼들이 적은 쪽으로!" 어디로 가는 건지도,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그저 뛰고, 피하고, 굴렀다. 주변에서 고함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우는소리, 비명, 무언가 부서지는...... 물기 많은 무언가가 터지고, 깨지는 소리...... 숨이 막힌다. 난 이미 죽은 것 아닐까..
1. 처음으로 상담사를 만나게 되어 몇 년이나 품고 있던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 오는 손님이 과연 그날 내가 한 일을 기억할지, 아니면 아주 어릴 때가 기억을 못 할지 궁금하네요. 2. 지난 2년 동안 전국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알고 계십니까? 알려지지 않았으니 당연히 모르시겠지만 저는 잘 알거든요. 3. 나를 잡아가더라도 이곳에 숨긴 내 아이들은 절대 찾지 못할걸! "맙소사...... 어쩌다 이렇게 큰 거미가 귀에 들어갔나요?" 4. 아내가 깃털을 토해낸 것을 보고서야 그동안 왜 그렇게 기침이 심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새장의 새가 자꾸 없어지는 것은 고양이 탓인 줄 알았는데...... 5. 내가 시체를 숨긴 곳을 경찰이 찾아냈을 때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놀랍게도 경찰은 아무것..
혼자 자취를 하던 그 남자는 항상 늦은 밤이 되어야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다. 아파트 규정상 수거일 낮에 내놓도록 되어 있지만, 아침에 약하니 어쩔 수 없다. 낮에는 귀찮기도 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아 이제는 밤에 내놓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후딱 버리고 들어가야겠어." 허둥지둥 쓰레기장에 가보니 왠 개 한 마리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따. "들개인가? 저리 가, 훠이." 물러선 개가 돌아서자 남자는 흠칫했다. 개의 얼굴이 마치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라 다시 보고,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닮았다. 아니 사람을 닮은 수준이 아니라 어떻게 봐도 사람의 얼굴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남자가 꼼짝도 못 하고 굳어있자 그 개는, "모르는 척해줘." 라고 한마디 말하고 어디론가 가버..
1. 기후변화 때문에 호수가 5년 안에 말라버릴 거라고 하네요. 그때쯤이면 시체는 못 알아볼 정도가 되어 있겠죠? 2. 내가 너무 많이 짖으면 주인이 짜증을 낸다. 창밖에서 들여다보는 남자도 신경 쓰지 않는다. 3. 나는 언제가 내가 뉴스에 나올 만큼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했어. 설마 그게 희생자의 아버지로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만...... 4.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드디어 부활과 영생의 방법을 찾았어."라고 속삭였다. "음...... 꼭 몸이 있을 필요 없이 머리만 있어도 어떻게든 될 것 같아." 5. 새로 이사 온 이웃과 저는 바베큐를 좋아한다는 공통 취미가 있어 금방 친해졌습니다. 두 명의 연쇄살인범이 서로 옆집에 살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분명하다. 이곳에 먹을 것이 있다. 무인도에 고립된 지 벌써 이 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껴 먹는다고 아껴 먹었지만 이제 통조림이고 뭐고 남은 것이 없다. 애초에 양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설마 이렇게 오래 조난 당할 줄도 몰랐다. 그 사이 벌써 두 명이 죽었다. 생존자 7명 중 부상과 병으로 죽은 게 벌써 둘이나 된다.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다. 이틀 동안 다들 굶주렸다. 먹을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단 한 명. 아주 멀쩡한 남자 한 명이 있었다. 물론 무인도 생활에 초췌해진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살이 급격히 빠지지 않고 있었다. 다들 의심의 눈으로 살펴보던 중 한 여자가 용감하게 접근했다. 남자는 우리의 눈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니 여자를 데리..
1. 여동생이 숲에서 목을 맨 후 그는 자살상담 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받은 상담 전화의 상대는 "예전에 숲에서 한 소녀를 죽여 매단 죄책감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라고 했습니다. 2. 가끔씩 반짝이는 것들을 가져오는 까마귀 덕에 모두가 즐거웠습니다. 어느 날은 결혼반지 같은 것을 하나 가져왔는데 아직 썩지 않은 손가락도 함께였습니다. 3. 마을 사람들은 '무언가'가 자꾸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아니라 '무언가'라고 하는 걸 보면 일단 내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눈치챈 모양입니다. 4. 이 지독한 외계 괴물들은 메뚜기처럼 행성들을 돌아다니며 모든 천연자원을 소모해버립니다. 연구 결과 우리는 그들이 스스로 지구라고 부르는 곳에서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5. 얼음..
한 여자가 무당을 찾아왔다. 얼마 전부터 계속 꿈에 언니가 나왔기 때문이다. 3년 전 실종된 언니지만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자신과 닮지 않은 뚜렷한 인상의 얼굴. 조금 인상이 흐린 자신과는 분명 다르지만 그런 만큼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언니였다. 처음에는 그냥 그리워서 꾸는 꿈이라 생각했고, 그 후에는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꾸는 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꿈은 몇 번이나 반복되고, 흐릿한 안개 속에서 나타나 서글프게 울다가 떠나는 그 모습은 잊혀지지 않았다. 결국 무당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허어, 다녀갔구먼. 다녀갔어." 무당은 그녀를 보자마자 말했다. "자기 죽은 자리에 버티는 것도 힘들 텐데 그걸 다녀갔구먼." 언니의 귀신. 다시 말해 언니가 이미 죽었다는 말이지..
1. 최근 누군가 지하실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은 울부짖음이 들립니다. 지하실도 없는데 말이죠. 2. 남편이 다른 여자 때문에 우리를 버린 이후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다행인 것은 우리 딸이 소식을 한다는 것과 그 여자가 때 뚱뚱했다는 것입니다. 3. 조심스럽게 그녀의 귀에서 녹음기를 꺼내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머리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4. 뱀파이어가 집으로 들어오려면 일단 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옆집 아이가 강도가 쫓아온다며 문을 두드렸을 때 일단 문을 잠그고 십자가를 준비했습니다. 5. 인체 실험에 대한 기록은 언제나 혐오스럽습니다. 어쩜 이렇게 다들 독창성이 없는 걸까요.
1.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하지만 남자친구는 아직도 전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시멘트를 더 부어야겠어요. 2. 오븐을 잘못 건드린 딸이 화상을 입고 비명을 질렀다. 얼른 상처를 살펴보고 연고를 발라주는데 이상하게 아들이 너무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당신 곁에 있는 한 내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래서 당신을 찌르는 거야." 4. 부모님을 구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제 시각과 청각이 사라졌으니 환각과 환청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5. 자려고 침대에 누워도 아래층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가 너무 거슬립니다. 그만 좀 하라고 하고 싶지만 아래층은 빈집이기 때문에 그만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