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괴담이 발생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 혹은 착각 발생
2. 결과에 대한 추측
3. 상상으로 만들어진 원인이 타인에 동의에 의해 확정
4. 소문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에 자리 잡음

이와 같은 괴담 발생의 과정은 오랜 시간과 다수의 동조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이런 과정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사람들의 기본적인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사고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상상을 통한 추측은 쉽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동의는 자기 내부에서 이루어지며, 인터넷은 이렇게 만들어진 괴담을 급속도로 퍼뜨린다.

오늘날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괴담은 이런 압축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인을 찾고, 추측에 대한 동의와 확정이 자기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부분이다.

분명 현실적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지적 능력과 정보 자원이 주어졌음에도 자신의 생각과 상상 속에서 원인을 추측한다.

이런 추측에 오류가 없는지, 신빙성이 높은지 스스로 점검을 하고 확정한다.

상상으로 추측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원인을 규명할 지식과 수단이 없는 과거에나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물며 그때는 자신의 생각을 주변과 나누며 그 추측을 검증했다.

그런데 그 과정을 지금에 와서 자기 안에서 시작하고 종결시키는 것은 극도의 자기 고립과 자아분열의 한 형태로 봐야 할 것이다.

현대에 발생하는 무수한 인터넷 괴담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것들, 특히 혐오에 관련한 괴담들은 이런 마음의 병에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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