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달린다.
온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리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 깨어난다.
"으헉!"
꿈에서 달린 영향인지 온몸은 땀투성이에 숨은 거칠기 짝이 없다.
벌써 일주일이 넘게 이러고 있다.
덕분에 잠을 자도 피곤은 가시지 않고 오히려 쌓여만 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꿈속에서 온 힘을 다해 달리는 동안 알 수 없는 기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 그런 명칭이라고 했던 것 같다.
달리다 보면 아드레날린이 왕창 나와서 취한 듯 기분 좋은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걸 나는 꿈에서 경험하고 있다.
진짜 달리는 것도 아니면서.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못 버틸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몸은 더 좋아진 느낌이다.
꿈이 너무 실제 같아서 정말 운동 효과라도 있는 걸까?
그렇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잠만 자도 운동을 하는 것과 같잖은가.
주변에서도 건강해진 것 같다, 몸이 좋아졌다 난리다.
매일매일 꿈에서 달리는 시간도 늘어나고, 더 멀리까지 달리게 되었다.
그리고 기분이 점점 더 좋아졌다
이제 뛰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까.
"허억! 헉!"
누군가 앞에 있었다.
열심히 달리는 내 앞에 누군가 있었다.
나보다 더 힘차게, 전력 질주 중이었다.
더 빨리 달리고 싶은 강박관념에 다리에 더 힘을 주었지만 넘어져 버렸다.
그렇게 잠이 깼다
패배감에 몸이 떨렸다.
아니 패배감이라기에는 조금 이상한......
드디어 목표가 생겼다는 희열 같은 것에 몸이 떨렸다.
내가 원하고, 찾던 게 나타난 것이다.
그날부터 달리는 법을 공부하고, 실제로 연습하며 연구했다.
잘 먹고, 잘 쉬며 더 빨리, 더 힘을 다해 뛰었다.
매일매일 앞사 달리는 사람과의 거리는 좁혀졌다.
기분이 좋았다.
저절로 웃음이 났다.
앞에 보이는 등으로 초조함이 느꼈다.
그리고 오늘.
오늘은 무언가 달랐다.
온몸에 힘이 넘치고, 진짜로 전력 질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습은 끝났다.
놀이도 끝났다.
잠이 들자마자 웃음이 주체할 수없이 흘러나왔다.
달린다.
기분이 너무 좋다.
달린다.
저기 그 사람이 보인다.
달린다.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달린다.
초조함이 느껴진다.
달린다.
숨결이 느껴진다.
달린다.
공포가 느껴진다.
달린다.
"잡혔네?"
공포에 질린 내 눈동자 위로 시커멓게 입을 벌리고 웃는 내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