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전화를 하려다 떨어진 폰을 집어 들었다.
마침 카톡이 왔다.

누나 (뭐하냐)

뭐라 해야 하나......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어 적당히 말했다.

나 (그냥)

누나 (그냥은 무슨 ㅋ 살아는 있냐?)

살아는 있냐니 무슨 질문이 이러냐.

나 (몰라 죽은 듯)

누나 (ㅋㅋㅋㅋㅋ)
누나 (그럼 반찬 안 줘도 됨? 엄마가 갖다주라는데)

아, 이건 생각을 못 했네.
별 수없이 지금 오라고 해야 할 듯하다.
내가 없을 때 오면 이 난장판을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지.

나 (올 거면 지금 와 나 좀 있다가 나갈 거야)

누나 (아 왜 지금이야)

나 (지금 아니면 못 볼 거 같은데)

누나 (진짜 귀찮네 기다려 갈 테니까)

나 (ㅇㅇ 기다릴게)

누나 (오늘따라 좀 이상하네? 별일 없지?)

나 (아직은 없어)

누나 (ㅋㅋㅋㅋㅋㅋㅋ 갈게)

원래 계획은 얼른 나가는 거였지만 어쩔 수 없이 좀 기다려야겠다.
이번에도 별일 없이 지나가려면 이 정도 인내는 필요하겠지.

그러면 그동안 뭘 해야 할까.
일단 피 묻은 스마트폰은 주인 손에 다시 쥐어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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