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어딘가에서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외계 생명체들이 침입하고 있다. 그 외계 생명체들은 크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어지간한 도시를 초토화 시킬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간다. 극소수의 일부만 그것을 알고 대비할 뿐이다.
그리고 마법소녀 리-제네레이션도 그중 일부다. 아니 일부였다.
지구에는 많은 히어로들이 존재하고 각자 다양한 개성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몸에서 불을 뿜거나 물이 될 수 있거나 순간이동을 하거나 하는 등의 능력들이다. 그중에는 외계 생명체와 싸울 수 있는 능력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소녀의 능력은 후자였다.
마녀의 힘을 계승한 소녀가 가진 힘은 재생이었다. 어떤 상처를 입어도 순식간에 나아버렸다. 아니 상처가 낫는 정도가 아니라 죽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정말 강력한 회복의 힘. 하지만 소녀는 그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외계 생명체를 태울 수도 없었고, 때려눕힐 수도 없었다.
대단한 재생능력 때문에 외계 생명체를 만나고도 살아남았고, 새로운 히어로로 기대되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외계 생명체는 모두 크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단단하기까지 해서 소녀의 주먹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법소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끝없이 노력하고 노력한 끝에 결국 모두가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홀로 외계 생명체를 봉인하고 세상을 구할 수 있었다.
당시의 상황은 정말 말로 못 할 정도로 처참했다.
지금까지 나타났던 외계 생명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외계 생명체가 나타났다. 크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단단한 것도 모자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끔찍한 입을 가지고 있었다.
불에 타지도 않고, 맞아도 아파하지 않고, 베이지도, 찢어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불을 뿜던 히어로를 잡아먹고, 주먹을 휘두르던 히어로의 팔을 잘라먹고, 칼을 휘두르던 히어로의 칼을 씹어 먹었다.
강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모든 히어로가 모였고, 모든 히어로가 죽고, 다치고, 포기했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소녀 리-제네레이션의 활약이 시작되었다.
모두가 도망치려는 순간, 초-외계 생명체가 그 뒤를 쫓아 모두 잡아먹으려는 순간, 바로 그 순간 그 작은 몸으로 그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별 이변 없이 잡아먹혔다.
외계 생명체가 아가리를 우물거릴 때마다 살이 으깨지고, 뼈가 아작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 후로도 계속. 계속 그 소리는 이어졌다.
조각난 살점을 삼키는 소리가 5초, 10초, 30초, 1분이 지나도록 이어졌다.
짙은 피 냄새를 풍기는 외계 생명체의 식사는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고, 발은 멈췄다. 일단 입에 들어온 것을 모두 먹어 삼킨 뒤에야 움직이려는 듯 가만히 되새김질만 하고 있었다.
그때를 노려 남은 히어로들은 온 힘을 다해 깊이 땅을 파고 괴물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돌을 쏟아붓고 흙을 덮고 단단히 다졌다. 괴물은 그렇게 봉인되었다.
그때까지도 저 깊은 곳에서는 무언가 씹는 소리가 계속 울려왔다.
모두가 포기한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 소녀. 모두가 안 될 거라고 손가락질했지만 끝까지 노력했던 진정한 히어로, 마법소녀 리-제네레이션.
그녀가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대 히어로 총수의 회고록 中>
“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젠장! 이 년을 던져줘! 좀 오래 씹겠지!”
“끼아아아악!”
비명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외계 생명체의 입속에서.
침과 함께 흐르는 피처럼 멈추지 않았다.
저 깊은 땅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