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 이상한 경험을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부동산에서 청소 일을 할 때의 일입니다. 나름 집에서도 비슷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익숙했던 탓인지 사장도 귀찮은 방이 있으면 알바인 나에게 맡겨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확실히 무언가 나온다... 같은 꺼림칙한 일은 피하고 싶을 겁니다. 어느 날, 어떤 맨션을 하나 찾게 되었습니다. [사고 내역은 없지만 입주민이 자주 바뀌는 방] 부동산 정보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5층 건물의 3층에 위치한 방입니다. 예정대로 정해진 시간에 작업을 마치고 최종 점검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어떤 멜로디가 들렸습니다. 17시 알림 같은 건가? 청소를 끝냈다고 전화를 하고 있으려니 작은 진동도 느껴지고, 캉캉 차단기 소리도 들립니다. 겨울이라..
1. 우리가 함께 산 지 두 달 정도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직 나를 눈치채지 못해서 다행입니다. 2. 저는 최초의 로봇 시민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이 붉은 구동액이 흐르는 껍질을 파헤치고 안쪽에 있는 회로를 보여주면 의사들도 내 말을 믿을 겁니다. 3. 폐건물을 샅샅이 조사한 끝에 벽돌로 덮인 문을 발견했습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이게 유일한 출구인 모양입니다. 4. 내가 이사 가는 날, 나는 이사오는 사람에게 "이곳 사람들은 정말 부드럽다."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질겼지만 그렇게 말했습니다. 5. 언제 죽을지 알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어. 하지만 죽음이 나에게 부서진 회중시계를 건낸 이후 하루에 두 번씩 공포에 시달리고 있어.
1. 악몽 속에서 실종된 딸이 갈라진 벽 틈으로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었다. 나는 깨어나자마자 얼른 달려가 벽의 틈에 석고를 발랐다. 2. 거친 중년의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소년을 향해 사제는 "제가 주님을 대신하여 이 아이를 구할 힘을 주소서!"라며 소리쳤다. 소년은 침대에 묶인 채 단지 후두염일 뿐이라고 하고 싶었지만 갈라진 목에서는 괴상한 울부짖음만 나올 뿐이었다. 3. 혼자 살게 된 이후에도 블루투스 헤드폰을 써고 있으면 그다지 외롭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내가 헤드폰을 쓰고 다니지 않았으면 집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더 빨리 깨달았을 겁니다. 4. 최후의 심판대에서 그는 "나는 그녀를 죽이지 않았어요!"라고 소리 지르고 있었다. 사형집행인은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확신에 ..
1. 제 웨딩드레스는 흰색에 금색으로 장식을 달았습니다. 그 아래 피부는 검고, 파랬지만요. 2. 룸메이트가 3주째 방에서 나가지를 않습니다. 우울증인 건 알지만 냄새가 너무 심해서 어떻게든 해야겠습니다. 3. 나는 항상 그녀의 눈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근데 지금 거울을 보니 나한테 더 잘 어울리네. 4. 아이의 몸에 어른의 뇌! 그리고 그 외에 많은 것들을 냉장고에 담아놨습니다! 5. 그녀는 불안에 떨며 급하게 차에 타 문을 잠갔다. 내가 이미 뒤에 타고 있는 것은 눈치 못 챈 모양이다.
1. 상상 속의 친구가 사라지기 시작했을 때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때는 이미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그녀의 이름이 적힌 정신과 약물을 봤을 때서야 그녀가 아닌 내가 사라지는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 퇴근하여 집에 돌아왔을 때 여자친구의 웃는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나머지는 어디에 뒀는지 까먹었지만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3. 15년 전 실종된 동생을 다시 만났어요. 검시관 일을 하다가 만난 게 아쉬운 일이지만...... 4. 캐리어가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자 금속 탐지기가 울렸다. 설마 그 어린아이가 다리를 철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을 줄 어떻게 알았겠어. 5. 내 물건에는 똑바로 내 이름을 새겨놓으라고 배웠다. 부모님이 우는 것을 보니 팔다리 하나하나 ..
1. 최근 소녀를 고문 중이라는 트윗이 매일매일 새로운 내용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것은 바로 어제입니다."라며 경찰은 아직 딸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2. 아들이 새로운 곰 인형을 잘 가지고 노는 것 같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다만 눈에 빛을 비추면 동공이 수축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3. 나는 해변에 앉아있는 예쁜 소녀들을 지나치면서 저렇게 예쁜 얼굴을 가진다면 어떨까 궁금해했었다. 그런데 막상 소녀의 얼굴을 가져도 피 냄새를 맡은 갈매기들이 몰려드는 것 말고는 딱히 재미가 없었다. 4. 고양이가 방금 새끼를 두 마리 낳았어요! 오늘 밤 먹을 게 늘었네요! 5. 나는 평소에 귀머거리 조카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내가 그 녀석의 부모를 죽이는 동..
5년째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쭉 역 근처 가게 하나가 신경 쓰입니다. 장소도 햇빛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튀김 가게가 개업해서 1+1 행사를 하고 있어 나도 줄을 섰습니다. "이번에는 얼마나 갈까." 남편이 가게를 보고 중얼거렸습니다. 이 가게가 있는 자리는 길어야 1년, 빠르면 2개월 만에 폐업하고 맙니다. 마을에 활기가 생기기 때문에 가게가 새로 문을 열면 반갑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번 가게는 개업 행사가 끝나자마자 폐업했습니다. 내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을 때입니다. 별로 볼 것도 없어서 지역 커뮤니티를 찾아보고 있는데 [이 근처에 나오는 귀신에 대해 아시는 분을 찾습니다.] 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보이는 사람에게는 보인다고 합니다. 골목에 자리 잡은 하얀 원피스..
1. 딸이 처음으로 '아빠'라고 불렀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왜 아무도 유괴가 이렇게 멋진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은 건가요. 2. 오늘 창고를 정리하다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나의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내 상상을 너무 많이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정신병원에 끌려간 친구입니다. 3. 오늘 경찰이 골칫거리 형을 찾아왔지만 이미 몇 번이나 경험한 일이기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반복한 것처럼 그를 냉동실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4. 때로는 오래된 음성 녹음을 들으며 과거를 추억합니다. 놓아달라고 애원하는 여성들의 소리는 많은 추억을 되살려줍니다. 5. 나의 그녀는 언제나 장미를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장..
1. "왜 맨날 말썽이니!"라며 여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소리 지르는 아이를 마트에서 끌고 나갔다. 마트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얘가 어디 갔지?"라는 말을 들은 거 같은데...... 2. 사람들은 이런 괴담을 읽는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난 지금 당신이 이 괴담을 읽고 있는 것을 보는 걸 좋아해요. 3. 수술 전에 마취를 하면서 긴장을 풀기 위해 "처음이니까, 잘 부탁해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외과의는 긴장한 표정으로 "저도 처음이에요."라고 대답했다. 4. 3시간 만에 숲에서 잃어버린 여자 친구를 찾았습니다. 어떻게 쇠사슬을 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케이블 타이를 써봐야겠습니다. 5. 한 달간의 해외여행이라니 너무 기쁩니다! 왜 여행 가이드와 내가 부모님과는 다른 비행기로 여행을 가는 건지 궁금해..
1. 딸은 "내 머리색이 저랬으면 좋겠어요!"라며 한 여자를 가리켰다. 딸에게 슬슬 새로운 가발이 필요할 것 같아 그 여자를 잘 기억해두고, 칼을 갈았다. 2. 술집에서 한 여자를 만났고, 금방 친해졌다. 우리는 함께 술집을 나와 내 집으로 향했는데 골목을 지날 때 여자가 쓰레기통을 가리키며 "이 안에 내 몸이 숨겨져 있어."라고 했다. 3. 요즘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 같아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보니 그 머리카락이 아니었습니다. 4. [대피소 밖 방사능에 노출된 상태에서는 3시간, 물 없이는 3일, 음식 없이는 3주간 생존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대피소에는 충분한 물이 있었지만, 2주가 지나도록 구조대가 안 오자 생존자들은 서로를 불안하게 바라보았습니다. 5. 버려진 뱀가죽이..
1. 목매단 딸을 발견했다. 또. 2. 소년은 "제 암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소원을 빌었다. 천사는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의 소원을 취소시킬 수는 없어."라고 대답했다. 3. 남편이 나에게 잠꼬대가 심하다고 합니다. 난 지금까지 남편이 잠꼬대를 하는 줄 알았는데...... 4. 나는 정신병으로 발작을 일으켜 가족들을 죽였고, 그 때문에 정신병원에 갇혔습니다. 이제 치료가 끝나고 나왔으니 홀로 남은 여동생을 찾아가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5. 그녀의 한 마디가 그의 심장을 울렸습니다. "맛있어."라고 그녀는 계속 씹으며 말했습니다.
어릴 적, 동생이 너무 시끄럽게 울어서 죽이고 그 시체는 우물에 버렸다. 다음 날 가보니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5년 후, 친구와 사소한 다툼 끝에 죽여버리고 말았다. 우물에 버리고, 다음 날 가보니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10년 후, 술김에 임신 시킨 여자를 죽였다. 우물에 버리고, 다음 날 가보니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15년 후, 마음에 안 드는 상사를 죽였다. 우물에 버리고, 다음 날 가보니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20년 후, 병들고 늙은 어머니가 너무 귀찮아져서 죽였다. 우물에 버리고, 다음 날 가보니 시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시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1.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지하실 문을 응시하면서 포로가 절망할 것을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2. 내가 바람 피우는 것을 들킨 이후 남편은 눈을 뜨고 잡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잡혔을 때 눈꺼풀만 잘라낸 것은 아닙니다. 3. 귀가 멀었을 때 가장 나쁜 점은 평범한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보다 더 안 좋은 것은 평범한 소리 외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4. "엄마~ 이웃집 애들이랑 놀아도 돼?" 나의 말은 "이웃... 이웃.... 애들.... 애들..... 돼... 돼.... 돼....."하며 아버지가 엄마를 숨긴 우물에 메아리쳤다. 5. 거울을 볼 때마다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딱히 특이한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내가 모 회원제 리조트호텔에 근무했을 때 어느 노부부가 남긴 설문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일반적으로 모든 회원들에게 받는 만족도 조사였습니다만, 마지막에 있는 [바라는 점]에 '충고'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충고. 저희가 묵은 7층의 000호실은 영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뒷면에 써두었으니 후에 굿이라도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 방은 전부터 불만이 있는 방이었습니다. *누군가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듯합니다. *베란다에서 무엇이 움직입니다. *욕실의 물이 마음대로 나옵니다. *짐이 어질러집니다. *밤에 귓가에 소리가 들립니다. 등의 이유로 평소에는 폐쇄된 방입니다. 우연히 성수기에 다른 호텔에서 연수 온 직원이 이중 예약을 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주임의 판단으로 그 방을 내어줬습니다. 뒷면..
1. 범인이 범죄 현장에 다시 방문한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희생자들도 그렇습니다. 2. 도둑이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고 잠에서 깨어났다. 이렇게 쉽게 희생자를 찾은 적은 없었는데. 3. 나는 좀비에게 잡아먹히는 꿈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좀비는 존재하지 않아!"라고 외쳤다. 룸메이트는 칼로 내 혀를 자르며 "사람을 먹는 게 꼭 좀비일 필요는 없지."라고 말했다. 4. 가위에 눌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귀신같은 것이 보여도 그러려니 한다. 나는 돌아누워 다시 잠들었다. 5. "나의 마지막 소원은 아내와 함께 묻히는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나는 앞에 '내가 죽은 후에'라는 말을 붙였어야 했음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