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좀 가르쳐주세요." 저녁에 골목을 지나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키가 큰 여자였다. 다리가 약한 것인지 이상하게 가늘고,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팔도 가늘어서 나뭇가지처럼 보였고, 빨간 핸드백을 걸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몇 번이나 한숨인지 그냥 숨을 쉬는 건지 모를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게다가 분명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데도 시선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아... 그, 어디요?" 위험한 사람 같다. 얼른 대답해 주고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oo아파트 ooo동 ooo호요." "......" 거기는 내가 사는 아파트다. 심지어 동, 호까지 내 집이었다. "그... 모르겠는데요." 진심으로 엮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여자는 으득 소리와 함께 허리를 부러질..
1. 그의 청혼을 받고 그녀는 어머니의 유품을 목에 걸었습니다. 양아버지와 결혼하느니 어머니처럼 목을 매는 게 낫습니다. 2. "우와, 자느라 몰랐는데, 벌써 수족관이에요?" 아이에게 우리가 아직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까요. 3. 난 그녀가 첫 만남에 자신의 심장을 빼앗아갈 사람을 기다린다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 소원을 들어준 것뿐입니다, 판사님. 4. 음식을 떨어뜨렸을 때, 음식이 기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작은 아이를 집어 들고 저녁 식사를 계속했다. 5. 유서를 다 쓴 후 의자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걸었습니다. 마지막 순간 흐르는 눈물 너머로 본 것은 웃으며 나를 지켜보는 아버지였습니다.
그날은 무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2층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띵동~ 띵동~ 띵동~] 누군가 온 것 같다. 집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내가 나가봐야 하지만 귀찮아서 무시하고 있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그리고 일정한 리듬을 붙여가면서 초인종이 계속 울리기 시작했다. 끈질긴 사람이네. 도대체 누구지? 2층 내 방에서 현관 쪽을 살짝 보니 흰옷을 입은 40대 아줌마가 밀짚모자 같은 것을 쓴 흰옷의 여자아이와 함께 서있는 것이 보인다. 요즘은 애들 데리고 다니면서 전도하나? 귀찮지만 일단 나가 볼까 하고 아래로 내려가 현관 문을 열었더니 아무도 없다. 뭐야, 벌써 갔나? 모처럼 나왔더니...... 다시 자려고 2층 방에 누웠다. 그런데. [띵동~ 띵동~ 띵동~] 또 초인종이 울렸..
1. 범인이 남긴 편지에는 "내일까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아들은 죽는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는 편지를 최선을 다해 살폈지만 역시 점자는 없었습니다. 2. 아들을 죽인 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CCTV를 켰다. 몽유병이 이렇게 심해진 줄 몰랐어요...... 3. 친구들은 내 남자친구가 내 아버지와 닮았다고들 한다. 내 배에 새로 생긴 담배 화상을 보면서 나는 그가 내 아버지와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4. 나는 거울을 쳐다보며 "세상에 어떻게......"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제 난 경찰이 찾아와서 여자친구가 살해당했다고 말했을 때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5. 아버지가 연쇄 살인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날은 내 인생에서 최악의 날입니다. 이제 내가 아버지를 위해 무엇을 또 해드릴 수 있을지..
독립하여 원룸에서 살게 된 대학생 J의 이야기다. 그 빌라에는 햇살이 들어오는 2층과 주차장이 가까운 1층에 빈 방이 있었다. J는 주차장이 가까운 1층 방을 선택했다. 관리자가 "정말 여기로 괜찮아요? 2층에도 빈방이 있는데?"라고 했지만 사실 어디라도 상관없었다. 그냥 1층으로 결정했다. "집세도 저렴하고 정말 좋은 방이네."라며 매우 만족했다. 하지만 이사를 와서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하자 전에 못 보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방 한 쪽 구석에 뭔가 긁힌 자국이 잔뜩 있었던 것이다. 물론 J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평범하게 잘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구석의 긁힌 자국이 괜히 신경 쓰여서 긁힌 벽 아래의 장판을 걷어보았다. 그러자 한 장의 사진이 나왔다. 사진에는 커플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
1. 존경하던 공포 소설 작가가 "어두운 방에 앉아 내 소설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을 상상해보세요."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의 선물이 뭔지 알게 된 것은 내 목덜미에 뜨거운 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 가까운 이웃은 아니지만 옆집 아이들이 이상합니다. 부모님을 살해한 지 4일이 지났는데 왜 경찰을 부르지 않고 뒤뜰에 조용히 묻었을까요? 3. 우연히 여자 친구의 집에서 커다란 고치 같은 것들이 가득한 방을 찾아냈다. "자기는 제발 나를 떠나겠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4. 언제가부터 딸이 학교를 갈 때면 나에게 "보고 있어?"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그래서 항상 딸을 뒷모습을 끝까지 보고 있었는데 오늘 돌아보니 누군가 창밖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5. 치료를 받아도 아내의 몽유병이 날이 갈수록 ..
어느 날 저녁.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창문을 쿵쿵 두리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친구 B가 흥분한 모습으로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야! A! 좀 열어봐!" 황급히 창문을 열었더니 B가 무서운 기세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까 전에 말이야! 엄청난 일이 있었어!" "어? 잠깐. 근데 말이야......" "아, 좀 들어봐. 아까 내가 자전거를 타고 있었거든? 강 옆을 따라서 쭉 달렸어." "...... 응." "그런데 뭔가 느낌이 좀 이상한데? 하고 자전거를 내려다봤는데......" "왜? 무슨 일이었는데?" "자전거 체인이 안 돌고 있는거야." "뭐?" "분명 체인이 걸려는 있었거든? 그런데 체인도 안 돌고 바퀴도 안 돌고 있던 거지." "근데 어떻게 달린 거야?" "몰라. ..
1.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근데 왜 난 아직도 말을 하고 있지? 2. 나는 울면서 남편을 찾아달라고 경찰에게 애원했다. 그 자식을 얼른 죽여버렸어야 하는데 직전에 도망쳤어! 3.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아들에게 분명히 될 수 있다고 응원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일단 커서 의대를 졸업하기 전에는 수술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줬어야 했습니다. 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런데 왜 자꾸 음성 메세지가 오냐고! 5. "죄송하지만 여기는 가면을 써야만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가면이라면 벌써 쓰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며 피해자의 가죽 위치를 조금 조정했다.
"곧 발인이니까 가만히 좀 있어!"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지루해서 친척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는데 엄마에게 혼났다. 친척들은 몇 번 본 적이 있는 아이도 있고, 처음 보는 아이도 있었는데, 혼이 나서 모두 표정이 안 좋았다. 다들 뚱하게 있으려니까 버스가 왔다. "우리는 형제만 10명이 넘는 대가족이니까 버스로 화장터까지 가는 거야." 엄마가 말했지만 또 혼날까 봐 말없이 버스에 탔다. 그런데 아직 버스에 타지 않은 아줌마가 있었다. 당황한 얼굴로 누군가를 부르며 다른 곳으로 갔다. 하지만 버스는 기다리지 않고 출발해버렸다. 장례식이라는 건 원래 이런 건가?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화를 냈으면서 어른들은 오히려 더 소란이다. 왜 할아버지 장례식인데 경찰이 온 걸까. 왜 우리한테 자꾸 이것저것 물어..
주변에서 조금 유명한 고등학교가 하나 있다. 2년에 1명 정도는 자살자가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학교였다. 이 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교사가 말하기로는, "왕따 같은 이유가 아니라 단지 '살아가는 의미를 모르겠다'고 뛰어내리는 애들이 많아." 라고 했다. 다른 교사들도 입학 초에는, "후관 3층에 사물함으로 막아놓은 곳은 넘어가지 마라. 그 안쪽에 있는 문은 옥상으로 통하는 문인데 자살자가 자꾸 나와서 폐쇄해놓은 상태다. 절대로 그쪽은 가지 마라." 라고 강조했다. 어쩌지 위협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후관이 아니라 전관에서 자살자가 나왔다. 이쪽 옥상은 개방되어 있었고,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이 학생은 한밤중에 한교에 잠입하여 아무도 없을 때 옥상에서 투신했다고 한다. 시체는 다음날 아..
1. "몇 번 더 만들어 보면 완벽해지겠는걸?." 나는 또 하나의 신생아를 분쇄기에 던지며 말했다. 2. 우리가 아들의 유해를 찾았다는 것을 그 아버지에게 빨리 알려야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것을 아내의 부검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잘 설명할 수 있을까요. 3. 나는 엄마가 왜 우는지 궁금해져서 엄마 방으로 갔다. 하지만 방문을 열기 직전에 나는 그 울음소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4. "누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어요?" 나는 대답하기 위해 돌아봤지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5. 내가 근무하는 영안실에서 시체가 몇 개 사라졌다. CCTV를 확인해보니 누가 가져간 것이 아니라 탈출한 것이었다.
1. 웨이터는 능숙하게 접시를 내려놓으며 "살을 바르지 않고 요리한 갈비뼈입니다, 부인."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녀는 자신이 몇 번이나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열려 있는 가슴 어림을 바라보았다. 2. 아들이 실종된 후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곰인형 6개를 모두 태워버렸다. 비명 소리를 들었을 때, 곰인형을 5개만 사준 것이 기억났다. 3.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직업과 지위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내가 CEO의 가죽을 입자 모두가 나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4. "제가 개발한 보철 의족을 특허청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시연을 위해 다리를 직접 착용하게 된 그들의 얼굴은 조금 많이 안 좋아 보였다. 5. 판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고, ..
모 대학에 다니던 Y가 갑자기 학교에 오지 않고, 연락도 끊겼다. 평소 사이가 좋던 E와 O는 걱정이 되어 Y의 방으로 찾아갔다. 초인종을 누른 E가 "야, 살아있냐!" 말해봤지만 대답은 없었다. 문도 잠겨 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조금 더 기다려보고 안 나오면 나중에 다시 오자." O가 슬슬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을 때, Y가 문을 열고 나왔다. "뭐야, 있었어? 있으면 대답 좀 해라." "아... 미안......" Y는 천성이 밝고, 솔직히 말하면 조금 바보 같은 녀석이다. 하지만 지금은 딱 봐도 기운이 없고, 수척했다. "상태가 왜 그래? 이 정도면 SOS 정도는 보내라고." O가 말해봤지만 Y는 "딱히... 괜찮으니까."라며 넘겼다. "근데 밥은 제대로 먹고 있냐?" E의 걱정에 O가 "엄마 ..
1. "난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아."라며 울면서 말했어. 그녀도 울면서 나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이제 와서 손발톱을 그만 뽑을 생각은 없어. 2.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그네를 만들어 주셨어요. 난 이제 다시 엄마 무릎에 앉을 수 있어요. 3. 어린 소녀는 호기심에 오른손을 바라보더니 엄지를 빨기 시작했다. 무너진 건물 아래 고립된 지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누구 것인지 모를 이 오른손도 나름 먹을만할 것 같았다. 4. 엄마의 뇌에 나쁜 혹이 있어서 엄마가 아픈 거래요. 그래서 내가 빼내줬는데 왜 일어나지 않죠? 5. 머리에 총을 겨누고 쐈지만 총알은 나가지 않았다. 그게 벌써 다섯 번째고 이제 내 차례다.
심령 체험은 아니지만 내가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줄까 한다. 내가 당직이었던 밤에 응급 환자가 들어왔다는 알림이 떴다. 보통은 갑작스러운 복통 등이다. 한 마디로 흔한 일이라는 거다. 가벼운 마음으로 응급실 쪽으로 갔을 때는 환자가 구급차로 도착했을 때였다. 구급차 들것에서 내려진 것은 새까맣게 탄 시체...... 같은 것이었다. 구급차 직원에게 무슨 일이었는지 물어보니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불이 붙은 차 안에 남겨졌던 모양이다. 50대 남성이었다. 일단 살아는 있지만, 피부가 다 타버린, 그냥 타다 남은 고기 같은 모습이었다. 토할 뻔했다. "일단 심장은 아직 뛰고 있지만...... 글쎄요." 구급 대원이 말했다. 의사도 "이거 심하네......"라며 치료할 생각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