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귀 큰 개
혼자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말버릇은 언제나 "너희 아빠가..."였다.
아버지에 대한 의존도가 유난히 강했던 어머니.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가 실종된 후는 조금 이상해지셨다.
약간 치매 증상도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방은 쓰레기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개중에는 귀중품이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하나씩 신중하게 확인하면서 쓰레기 봉투를 채워나갔다.
지금은 사라진 오래된 컵라면 용기나 그외 기타등등…...
쓰레기 봉투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아 가득 찼다.
100L 쓰레기 봉투를 몇 장이나 썼는지 모르겠다.
현관에서부터 안쪽으로 정리해나갔고, 이제는 냉장고 앞까지 도착했다.
쓰레기에 문이 막혀있던 냉장고.
언제부터 문이 열리지 않은 것일까.
우선 냉장고는 나중에 처리하기로 하고 방의 나머지 부분을 정리했다.
언제부터 안 쓴건지 모를 욕실도, 부엌도 지금은 모두 정리 했다.
낡고 망가진 장롱과 옷장도 지금은 모두 해체하여 끈으로 묶어놨다.
그리고 이제는 ‘웅’하는 큰소리가 나는 하얀 냉장고만 남았다.
아마 단무지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만 할 수 있는, 상상도 할 수없는 반찬이었던 쓰레기들이 가득하겠지.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당겼다.
"윽."
몇 년간 묵은 공기와 현재의 공기가 섞여 정체 모를 냄새가 방안에 맴돈다.
의외로 흰 비닐 봉지가 많이 보인다.
잡히는대로 무거운 붕투를 하나씩 꺼내 열어보는데 눈에 익은 무언가가 보였다.
"아아? 아버지...? 오랜만이네…... 10 년만인가? 실종이 아니었구나…..."
거기에는 소금에 절여져 단단하게 굳은 아버지가 장례를 치루듯 모셔져있었다.
출처 : 소설가가 되자(https://ncode.syosetu.com/n4147gf/)
* 작가의 허락을 받고 번역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