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 36분 ○○역 ○호선 ○○방향 지하철 ○번칸 승차홈.
항상 익숙한 세미 정장의 여성 뒷모습이 보였다.
“우와, 오늘도 우리 애인과 같은 칸이군!”
지하철이 들어와 문이 열리고, 애인의 뒤를 따라 탑승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밀려들었지만 잘 피해서 애인의 오른쪽 뒤에 자리 잡았다.
지하철 내부는 만원이라 혼잡했고, 어쩔 수 없이 조금 밀착할 수밖에 없었다. 애인의 엉덩이가 은근히 나에게 닿아서 내 성욕을 자극한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역이 되면 애인이 내리고, 나 역시 따라서 개찰구를 통과한다.
앞에서 걷는 애인의 탱탱한 엉덩이가 좌우로 흔들리며 나의 망상을 자극한다.
‘흐흐, 오늘 밤도 그 엉덩이를 좌우로 벌리고……’
“어이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갑자기 오른손 위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애인은 뒤로 돌았고, 엉덩이를 응시하고 있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히익…..."
갑자기 낯선 남자의 시선을 깨달은 애인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작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버렸다.
“위험했어, 아가씨!”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보니 젊은 남자 1명이 아파트 창문에서 내다보고 있었다.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노려보니 커튼을 닫아버렸다.
"빌어먹을… 방해를 하다니…..."
그로부터 5분, 10분, 30분, 1시간, 5시간, 아침까지 커튼이 닫힌 창문 안의 놈을 노려보았다.
다음 날부터 애인은 퇴근길 루트를 바꾼 것 같다. 역에서 1시간을 기다려도 5시간을 기다려도 막차까지 기다려도 만날 수 없었다.
"젠장 실패인가."
미행 끝에 겨우 찾아낸 애인 집에 가도 불도 켜져 있지 않고, 결국 만날 수 없었다.
‘젠장 그놈 때문에…...”
다음날은 놈의 현관 앞에서 기다렸다.
"누구세요? Y씨는 지금 나가고 없는데요?"
옆집의 문이 열리고 중년의 여성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런가 Y씨인가……’
"그렇습니까? 항상 저희 아들이 신세를 지고 있어서요. 한 번 만나 뵈러 왔습니다."
계단을 내려 우채통 203호를 뒤져봤지만 마땅한 우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며칠간 휴가를 내고 아침 일찍부터 아파트 앞에서 기다렸다.
놈과 함께 출근길 기차를 타고, 뒤를 따라 함께 건물에 들어갔다.
‘그런가, 여기에서 일하고 있구나.’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3시 사이.
퇴근은 17시 35분. 그때 건물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간다.
17시 54분에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는 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203호 문으로 사라졌다.
2일째도, 5일째도, 10일째도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었다.
"후후후후후후"
"기다리라고."
"젠장."
• • • •
"왜 그랬어?"
‘경찰복이 꽤 잘 어울리는 사람이네.’
"입과 눈을 꿰매다니, 무슨 원한이 있었길래 그런 거야?"
‘꽤 남자다운 얼굴을 하고 있잖아.’
“T씨, 잠깐 괜찮을까요?”
‘T씨라는건가.’
일어나는 경찰관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며 머리에 새겨 넣고, T씨라는 이름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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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허락을 받고 번역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