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려운 일,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 할 필요가 없다.
T는 일단 시작한 일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를 몰라 허둥지둥하다 결국 스마트폰을 들었다.
동호회 앱에서 [서바이벌 캠핑] 탭에 들어가 글을 썼다.
[전에 여기서 본 팁대로 해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수님들 도와주세요 ㅠㅠ]
자신이 봤던 서바이벌 팁의 링크를 걸고, 현재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서 첨부했다.
답변은 생각보다 금방 왔다.
[마침 제가 근처네요. 상세 위치 찍어주세요. 지금 갑니다.]
마침 근처에 고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캠핑장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 이렇게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몰라 T는 조금 불안했다.
이렇게 너저분하게 어질러 놓은 상태에서 누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정말 곤란할 것 같았다.
"도움 요청하신 분이죠?"
때마침 고수가 등장했다.
T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동호회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칫 일이 더 복잡해질 뻔했다.
자신을 H라 소개한 고수는 현장을 살펴보면서 사람 좋게 웃었다.
"서바이벌 캠핑은 처음이시죠? 현장에서 모든 것을 조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저도 처음에는 이랬어요."
그러면서 H는 능숙하게 주변을 정리하고, 필요한 것을 담았다.
"보세요. 챙겨야 하는 건 이런 거예요. 식량이 중요하죠. 하지만 너무 많이 챙기면 안 돼요. 그럼 흔적이 너무 많이 남는 데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거든요."
흔적을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배웠다.
역시 인터넷에 올라온 팁만 보고 시도하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이렇게 덫이 아니라 직접 사냥을 할 때는 주의해야 할 게 있어요. 이게 괜찮은 줄 알고 잡은 것 때문에 신고가 들어갈 수도 있어요. 잡아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정확히 구분해야 해요.
음… 다행히 이건 잡아도 되는 거네요."
H는 정말 손이 빨랐다.
서바이벌 팁에도 신속함이 생명이라고 했는데 확실히 대단했다.
순식간에 필요한 물건들이 배낭으로 들어가고 주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정리되었다.
마지막으로 사냥감을 커다란 트렁크에 담으니 정말 감쪽같았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에이, 뭘요. 그리고 아직 서바이벌 캠핑에 익숙하지 않으면 사냥은 하지 마세요."
"그래야겠네요."
"네. 이건 제가 대신 처리해드릴게요."
H는 트렁크를 끌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확실히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T는 고민했었다.
T는 스마트폰 앱에 들어가 고민이 해결되었음을 알리고 주변을 살폈다.
정말 아무 일도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T는 배낭을 둘러맸다.
올 때는 비어있었지만 지금은 통조림, 햄, 라면 등으로 묵직했다.
T도 떠난 자리에는 주인 잃은 텐트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