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중학생이던 I는 하굣길에 메시지를 받았다.

[엄마 : 아빠랑 장례식장 다녀올 테니까 문단속 잘 하고 집 잘 보고 있어]
[엄마 : 내일 올 거니까 밥 챙겨 먹고]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I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아자!”

“뭐야? 뭐 좋은 일 있어?”

“엄마, 아빠 오늘 집에 없대. 내일 온대.”

그렇다는 것은 오늘 하루 편하게 놀아도 된다는 말이다.
밥도 먹고 싶은 대로, 자는 것도 마음대로, 뭘 하고 놀든 마음대로다.
단 하루지만 완전한 자유를 얻은 것이다.

그래서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I는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평소라면 부모님의 잔소리에 잘 준비를 해야겠지만 오늘은 그런 필요가 없다.
하지만 딱히 재미있지도 않았다.
생각보다 할 게 많지 않았다.

“아, 심심하네.”

게임을 하려고 해도 같이 하는 친구들이 모두 자러 가니 재미가 없었다.
이 시간까지 깨어있던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뭘 할지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인 이 수수께끼였다.

<공포의 수수께끼>

“뭐야 이거?”

I는 천천히 화면을 내리며 <공포의 수수께끼>를 살펴보았다.

<이 수수께끼는 반드시 혼자 있을 때 해야 합니다.>

마침 혼자다.
공포 콘텐츠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을 것도 같았다.

<수수께끼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예’를 선택하고, 이용자 정보 동의가 어쩌고 위치 정보가 저쩌고 하는 약관도 모두 ‘예’를 눌렀다.
그렇게 ‘예’를 3, 4번 누르자 검은 화면에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언제나 지금 머물고 있는 장소를 기준으로 답해주세요.>
<당신이 처한 상황을 기준으로 최종 수수께끼가 주어집니다.>

“와, AI가 문제 만들어주는 건가?”

<당신은 창밖으로 도망칠 수 있나요?>

창문에는 방범틀이 있기 때문에 도망칠 수 없었다.

<방에 숨을 수 있는 장소가 있나요?>

침대 아래나 옷장 정도가 다였다.

<방문의 재질은 무엇인가요?>

가정집이니까 당연히 나무다.

<만약 도둑이 든다면 어디로 들어올 것 같나요?>

조금 고민했지만 현관 말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 후로도 몇 가지 질문이 더 나왔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의 스마트폰 고유번호는 무엇인가요?>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켤 때 고유번호가 나옵니다. 그 후에도 수수께끼는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고유번호? 그런 게 있어? 아, 귀찮은데.”

I는 스마트폰을 껐다.

그리고 그 순간 ‘띠리릭’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큰일이다. 설마 부모님이 돌아온 걸까?
내일 아침에나 오실 줄 알았는데 낭패다.
지금이라도 불을 끄고 자는 척해야 할까?

저벅저벅

무거운 걸음 소리가 I의 방으로 가까워진다.
그리고 난생처음 듣는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문제. 당신은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은 아직 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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