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동네라고 하지만 그래도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막차정도는 있다.
이 버스는 유일하게 마을의 모든 정류장을 도는 버스지만 이용자는 거의 없다.
워낙 늦은 시간이 돌기도 하지만 모든 정류장을 도니까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래도 한 명이 막차를 탔다.
가끔 이렇게 늦게까지 술을 마시던 사람이 타는 경우가 있다.
취객은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버스를 타자마자 잠이 들었고 얼마 뒤에 조금 정신을 차린 듯 주변을 살펴보고 창밖을 보다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으... 아, 이거 어디 가는 거야? 난 이런 거 탄 적 없는데!"
취객을 상대한 것은 처음은 아니기 때문에 기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운전을 이어갔다.
"야! 내 말 안 들려! 차 세워! 차 세우라고!"
취객은 이제 난동이라고 부릴 만큼 거칠게 반응했고, 기사에게 달려들 기세여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이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 새끼들이! 야! 놔! 안 놔!"
워낙 거세게 저항하는 탓에 사람들도 곤란함을 느낄 정도였고, 기사는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서둘러 목적지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취객을 데리고 내렸고, 버스는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