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라고 시끄럽고 복잡한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외곽으로 가도 사람 없이 조용한 동네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은 꽤 티가 나는 편이다.
사람들 없을 시간에 괜히 어색하게 인사하는 사람이면 거의 새로 온 사람이다.
처음에는 일단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그 후로 그 사람은 항상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전화를 하면서도 나를 자꾸 쳐다보았다.
어느새 인사도 안 하게 되었고, 웃음도 짓지 않았다.
나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도 같았다.
이상한 기분에 서둘렀지만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급하게 동네를 떠났다.
나중에 가보았는데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