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고향은 예전 같지 않았다.
사람이 많이 없어진 탓도 있고 사람이 유입되지도 않아서 그렇기도 하다.
조용했다.
확실히 예전에도 조용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낡은 집에 들어와 보니 낡은 내 사진이 있다.
만지면 바스러질 것처럼 풍화되고 빛바랜 사진이다.
주변에 적힌 글자는 이제 잘 읽히지도 않는다.
사진 속의 나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방에서 나오는 길에 막 집으로 들어온 할머니와 마주쳤다.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으로 입을 딱 벌리고 있어서 내가 더 놀랬다.
너무 오랜만에 봐서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역시 핏줄이 엮이면 잊히지 않는 모양이다.
뭐라고 막 소리치시긴 했지만 동네가 조용해서 다행이었다.
이 할머니도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을 거다.
난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