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편지 오래된 서점에서 발견된 먼지투성이의 편지. 거기에는 "제발, 찾아 오지 마세요." 라고 적혀있었다. 아마도 편지는 서점의 주인이 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서점이 폐업한지 벌써 50년은 되었다. 집 안의 그림자 새로 이사 온 집에는 모든 창문에 블라인드가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그 다음 날부터는 이상하게 블라인드 사이로 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느날 창문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1. 애완 동물을 위한 사료를 샀다. 돌아와보니, 내 방에서 누군가가 그걸 먹고 있었다. 2. 다크 웹에서 미스터리 박스를 주문했다. 도착한 상자 안에는 내 집 주소와 내 사진이 들어 있었다. 3. 자장가를 부르며 자는 딸 방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누군가가 나를 따라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4. 분실물 게시판에 내 사진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꼭 찾아주십시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5. 귀가 후, 침대 밑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안전해."
창고의 오래된 박스 작은 마을의 창고에는 오래된 박스 하나가 방치되어 있었다. 그 박스가 언제부터 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고, 열어봤다는 사람도 없었다. 어느 날, 호기심에 그 박스를 열어본 아이는 박스 안에 있는 수많은 사진들을 발견했다. 모든 사진에는 그 마을 사람들이 찍혀 있었는데, 그들의 눈은 모두 검게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아이의 사진도 마지막에 있었다. 풀밭의 꽃 마을 근처의 풀밭에서는 매년 봄마다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이 항상 같은 자리에서 피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꽃을 보러 다녔지만, 꽃을 따가는 사람은 없었다. 어느 날 어린 소녀가 그 꽃을 따가려다 발 아래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 소녀는 그곳에서 작은 손목 뼈와 그 꽃의 뿌리가 깊게 연결된 것을 발견했다. 뮤직박스 빈집에서 발견된..
1. 야간 휴게소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컵을 받아보니, 바닥에는 "도망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2. 책상 서랍을 열어보니, 누군가 몰래 끼워넣은 편지가 있었다. 편지에는 "지금 바로 집에 가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3. 밤에 집에 돌아왔을 때, 현관문 안에 내 신발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다. 4. 자는 중에 스탠드 불빛 아래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불을 켜니, 내 베개 옆에 누군가의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5.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다가 누군가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돌아보니,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닫힌 문의 비밀 오래된 저택에 새로 이사온 가족은 2층 복도 끝에 굳게 잠겨있는 문을 발견했다. 중개인은 그 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며 그냥 놔두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 문 앞에 놓인 오래된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편지에는 "문을 열지 마세요. 그대로 두세요." 라고만 적혀 있었다. 공원의 그림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원에는 큰 나무 아래 벤치가 하나 있었다. 이 벤치에는 항상 나이 든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들이 그 벤치에 앉아서 놀다가 그 벤치 아래에 수많은 아이들의 신발이 묻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1.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를 발견하고 재생했다. 테이프에서는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계속해서 울는 소리가 들렸다. 2. 마지막 버스에 혼자 탑승했다. 중간에 정거장에서 타고 내린 승객은 없는데, 뒷좌석에는 누군가 앉아 있었다. 3. 지하실에는 옛날부터 들어가지 말라던 문이 있었다. 오늘은 문 앞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4. 밤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이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림자 중에는 내 것과 닮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5. 새벽에 깨어나 보니 발 아래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뜨니 내 발밑에는 누군가의 손이 있었다.
1. 아기의 울음소리가 집안에서 들려서 달려갔다. 아기방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벽에는 "나도 보고 싶었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2. 방문을 열자, 어두운 복도 끝에서 누군가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몸 없이 손만 있었다. 3.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을 때, 외부에 눈이 와 있었다. 그런데 그 눈 속에서 무언가 사람 같은 것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4. 친구가 문자로 내 사진을 보냈다. 사진의 배경은 내 침실이었다. 5. 공원에서 산책 중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풀숲 속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웃고 있었다.
1. 깊은 밤, 어둡고 고요한 집안에 갑자기 TV가 켜졌다. 화면에는 나의 어린 시절 비디오가 재생되는데, 그 속에서 어린 나가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쉿"하며 조용히 하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2. 새로 이사 온 아파트에서 전에 살던 주민의 사진들을 발견했다. 사진마다 그들의 눈은 검은 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 3. 전화기가 울려서 받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내 목소리가 "나 좀 도와줘"라고 울면서 말했다. 4. 잠에서 깼을 때, 방문 앞에 낯선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소리는 천장에서 나고 있었다. 5. 숲에서 캠핑을 하던 중, 불빛 밖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 주변을 확인했다. 모든 나무에는 내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1. 지하철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중, 알 수 없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니, 그 속에서 내 목소리가 "지금 당장 거기를 떠나!"라고 외치고 있었다. 2. 나는 계속해서 누군가가 내 뒤를 쫓아오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니, 내 그림자가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3. 창밖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어났다. 아이가 없는 나는 창문을 열어보니, 나의 어린 시절 사진이 나무에 걸려 있었다. 4. 밤새 울리던 아기의 울음소리가 아침에 멎었다. 그 뒤로 아기 울음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5. 방문을 열었을 때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내 컴퓨터 화면에는 "보고 있어"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
모두 주목해 주십시오.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연의 것들을 우리 마음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툭하면 자원을 고갈 시키고, 야생 생물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그걸 또 복원한다고 손을 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모든 것을 우리의 통제 아래에 놓아야 안심이 된다는 거죠. 자원이 많으면 많다고 소모하고,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대책을 찾습니다. 특정 생물의 개체 수가 많아지면 그것 때문에 생태계가 망가진다고 난리고, 적으면 또 적어서 멸종한다고 난리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짓을 반복할 거냐는 말입니다. 우리 역시 이 광활한 우주에서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개입하지 않아도 자연은 스스로 순환하고, 복원해 나갈 것입니다. 혹시 그러다가 생태계가 망가지는 부분이 눈에 띌 수도..
어디부터 말하면 좋을까. 일단 확실한 것은 이 악몽 같은 현실의 시작이 불면증이었다는 거다. 밤마다 악몽을 꾸고,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하고…… 똑같은 악몽도 아니고 매번 조금씩 다른 악몽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수면제를 먹어보기도 했지만 단지 잠을 잘 깨지 않을 뿐 악몽에 시달리는 것은 똑같았다. 오히려 밤새 악몽에 시달려 더 피폐해졌다. 깨어 있는 시간이 악몽을 꾸기 위한 준비 같았다.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날도 많았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정말 효과가 좋다는 수면제를 하나 추천받았다. 무슨 성분이 어쩌고 했는데 그런 건 잘 모르겠고, 하여간 꿈도 꾸지 않게 잠들게 해준다고 했다. 정말 지금 딱 필요한 약이었다. 친구에게 약을 받아 집에 돌아와 한 입에 털어 넣..
행운에는 총량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이 가지는 행운의 양이 정해져있고, 그걸 조금씩 소모하면서 살아간다는 모양이다. 아마 사람마다 정해진 양이 다를 것이고, 그 이상의 행운은 불운을 가져온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나는 불운으로 먼저 값을 치르고 행운을 받았나 보다. 어릴 때 한 번 죽을 뻔했던 이후로 언제나 행운이 따랐다. 모든 순간 이기거나 잘 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순간만큼은 놀랄 만큼 운이 따라 주었다. 아마 불운을 겪은 만큼 행운이 넘치기 때문일 거다. 공부는 그다지 할 필요 없었다. 적당히 풀 수 있는 것만 풀고 모르는 것은 찍으면 된다. 그래도 중상위권은 충분했다. 일도 열심히 할 필요 없었다. 운이 좋은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직장 생활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다. ..
G는 누구나 알아줄만한 대학의 미대생이지만 정작 그에게 그림은 단순한 숙제, 작업물이었다. 재능 있다는 소리를 들으며 학원을 다니고, 실제로 그 결과 좋은 대학도 오기는 했지만 그는 한 번도 그림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에게 미술은 ‘예술’이 아닌 ‘기술’이었다. 전혀 매력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미술에서 손놓고 무시할 생각은 없었다. 어쨌든 대학은 졸업할 생각이고, 가능하면 이 길로 나아갈 생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제는 빼놓지 않았고, 전시회를 다니며 연구도 하고 있었다. 그날도 레포트 제출을 위해 전시회를 갔다. 유명한 누군가의 그림이라고 하지만 G에게는 역시 기계적 출력물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어떤 부분에서 예술이라고 평가하는지 지식적으로는 알지만 이해하고 ..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한 B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부터 갔다. 요즘 출장을 유난히 자주 다닌 탓인지 온몸이 찌뿌둥하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이번 출장은 장거리라고 업무 앞뒤로 하루의 여유를 줘서 쉴 시간은 충분했다. 다만 혼자라는 점, 그리고 경비로 처리할 수 있는 비용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여행 분위기를 마음껏 내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제주도까지 왔는데 흑돼지든 뭐든 맛있는 것 정도는 먹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결국 B가 선택한 것은 숙소를 저렴한 곳으로 잡고 그 돈을 식비에 보태는 것이었다. 편한 잠보다 좋은 밥을 선택한 것이다. 공항에서 회사 이름으로 빌린 렌터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ㅇㅇ장’이라는 여관이었다. 이래저래 낡기도 낡았고, 시설이라고는 싸구려 냉장고와 작은 TV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