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할머니의 반지를 여자친구의 손가락에 끼워줬습니다. "너를 위해서는 죽여서라도 가져올 가라고 했잖아." 2. 나는 어린 소녀에게 미소 지으며 집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는 내가 나를 대신할 사람을 데려오면 살려줄 거라고 했어요. 3. 아빠는 어떤 물건의 작동원리를 알고 싶다면 그것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말대로 했는데 동생이 다시 움직이지를 않아요. 4. 새로 발견된 증거 때문에 최근 발생하는 집단 자살자들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두개골 내부에 수많은 발자국이 새겨져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5. 딸아이가 작은 스피커 같은 것을 두 개 들고 내가 다가왔다. 귀에서 피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
“늦는 놈은 뒤로 가라고! 추월하는데 방해하지마!” 뭐가 [아기가 타고 있어요.]냐? 어? 그게 뭐냐고! 내가 왼쪽에서 무리하다 싶게 추월을 시도하니 상대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는다. 그 틈에 앞으로 끼어들었다. 그리고 급브레이크를 약 2회 정도 밟아 상대가 알아서 거리를 벌리게 한다. 얼른 따라오려고 하지만 퇴근 시간이라 금방 막혀버렸다. “덤벼보라고 약해 빠진 새끼야!" 앞에 보이는 차는 기분 나쁜 보라색이다. 뒷유리에는 [악마가 타고 있습니다] 라는 더러워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번엔 악마냐? 병신같네. 덤벼보겠다는거야?” 이번에도 깜빡이도 켜지 않고 차선 변경을 하며 중앙선을 넘나들어 보라색 차를 추적했다. 그리고 보라색 차에 바싹 붙어 압박했다. 보라색 차는 곧 포기했는지 점점 속도를 늦췄..
1. 학교에서 과학 실험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나는 자랑스럽게 내 동생을 보여주며 두개골을 부수기 위해 정확히 437개의 고무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2. 사람의 피가 엄청나게 많으면 스테이크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학교 버스를 청소해달라는 요청을 받기 전에는 나도 몰랐습니다. 3. 나는 일어나 앉았다. 난 그저 깨어났을 뿐이지만 장의사는 많이 놀란 모양이다. 4. 바다 표면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가 천천히 내 쪽으로 왔다. 팔 2개, 다리 2개, 비늘도 전혀 없는 이상한 물고기지만 어쨌든 먹을 거다. 5. 방에 들어가 보니 개미집이라도 생긴 건지 침대가 개미투성이다. 개미가 아니라 거미였다.
18시 36분 ○○역 ○호선 ○○방향 지하철 ○번칸 승차홈. 항상 익숙한 세미 정장의 여성 뒷모습이 보였다. “우와, 오늘도 우리 애인과 같은 칸이군!” 지하철이 들어와 문이 열리고, 애인의 뒤를 따라 탑승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밀려들었지만 잘 피해서 애인의 오른쪽 뒤에 자리 잡았다. 지하철 내부는 만원이라 혼잡했고, 어쩔 수 없이 조금 밀착할 수밖에 없었다. 애인의 엉덩이가 은근히 나에게 닿아서 내 성욕을 자극한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역이 되면 애인이 내리고, 나 역시 따라서 개찰구를 통과한다. 앞에서 걷는 애인의 탱탱한 엉덩이가 좌우로 흔들리며 나의 망상을 자극한다. ‘흐흐, 오늘 밤도 그 엉덩이를 좌우로 벌리고……’ “어이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갑자기 오른손 위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
1. "나한테 뭐라고 얘기 좀 해봐, 여보." 그는 그녀 앞에서 잘린 혀를 들고 놀렸습니다. 2. 방금 소파 쿠션 사이에서 내 스마트폰을 찾아냈다. 내 사진이 많이 들어있긴 하지만 이건 내 스마트폰이 아니다. 3. 나는 퇴근 후 매일 집에서 아내가 아이를 안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본다. 아내는 나에게 이혼하겠다고 협박했었지만 그 후로도 이 정도면 괜찮은 가정인 것 같다. 4. 나에게 총을 겨눈 적들에게 "나는 죽어도 좋지만 내 아들만은 살려주시오!"라고 소리쳤다. 그들의 지휘관은 "아이는 본대로 데리고 간다!"라고 지시를 내렸고, 나는 웃으며 가슴에 시한폭탄이 박힌 아이를 보냈다. 5. "엄마, 지하실에서 아이들과 놀아도 될까요?" 우리는 방금 이사했습니다.
오랜만에 인근 어린이 공원에 왔다. 그리운 놀이기구, 그리운 벤치들이 보인다. 하지만 놀이기구와 벤치 주변에 사탕 껍데기와 빈 페트병이 흩어져 황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편의점 빈 봉투를 꺼내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쓰레기를 치워 나갔다. 하지만 다음날 공원에 가면 또 쓰레기가 흩어져있었다. 나는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공포를 이용해 쓰레기를 없애는 좋은 아이디어이다. 쓰레기 옆에 [저주받아도 좋아?]라는 낙서를 써넣은 것이다. 다음날은 아직 쓰레기가 그대로 있었지만, 꾸준히 공원을 모니터링했다.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도 나의 메시지를 눈치채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를 찾아내 문 앞에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내 노력 덕에 공원은 순식간에 깨끗해졌다. 어느..
1. 오디오북의 6장째를 다 듣고 난 후 내일을 기약하며 헤드폰을 벗어놓고 잘 준비를 했습니다. 머리맡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음이 궁금한데 한 장만 더 듣자.'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2. 나는 7개월 정도 남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모두를 죽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군요. 3. 엄마와 아빠가 위층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럼 지금 설거지를 하는 건 누구지? 4. 침실에 있던 여자친구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것은 저녁 10시가 넘었을 때였습니다. 잠시 후 그녀에게서 [나 이제 일 끝났는데 저녁은 뭐 먹을까?]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5. 어린 소녀는 부모 살해에 대한 심문을 받으며 "저는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소리 질렀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녀의 깊은..
1. 내 친구가 그녀는 유령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거짓말입니다. 진짜 유령을 볼 수 있다면 나를 볼 수 있었겠죠. 2. 바다에서 수영을 하던 중 멀리서 상어가 내 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상어가 무언가에게 쫒기는 중이라는 것을 알고 더 무서워졌습니다. 3. "수영을 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간 거 같은데 나오지를 않아요." "어... 그 물에 다리가 8개 달렸네요." 4. 내 끊임없는 구애에 드디어 그녀도 내가 좋다고 대답해줬다. 기쁜 마음에 먹을 것을 준비 해주긴 했지만 아직 수갑은 풀어주지 않았다. 5. 마네킹이 하는 일은 가만히 서서 옷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각보다 가만히 있게 하는게 쉽지 않다.
어느 날 밤, 한 청년이 서둘러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그날은 지방 출장이 있었기 때문에 밤 11시가 넘도록 운전을 해야 했다. 지방에서 돌아오는 도로가 산을 지날 때면 눈에 띄게 건물이 줄고, 구불구불한 길은 시야를 답답하게 만들고, 거기에 터널도 많아 그야말로 섬뜩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긴장을 하며 운전을 하는데 갑자기 오줌이 마려웠다. 다행히 얼마 후에는 휴게소가 있으니 거기서 해결하면 된다. 다만 왠지 섬뜩한 느낌 때문에 갈지 말지 고민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휴게소에 들러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 보고 차로 돌아 가던 청년은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게 휴게소 벤치에 앉아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등을 보이고 앉아있었지만 뭔가 느낌이 왔다. 최악이다. 이건 분명히 위험하다. 청년은 그렇게 생각했..
1. 16살의 자폐증 딸이 처음으로 말을 한 것은 공교롭게도 아내가 죽은 날이었다. 경찰이 범인을 봤냐는 질문에 딸은 "아빠"라고 답했다. 2. 나는 항상 왜 이상한 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엄마의 화단을 파보고 싶어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이웃집 뒷마당에 나를 묻었습니다. 3.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 우리 사이에서는 불꽃이 튀었고, 우리는 바로 섹스를 했어. 젠장 이 테이저건 너무 마음에 들어. 4. 이 케이크는 정말 맛있어서 우리 딸도 먹어봤으면 좋겠어. 하지만 우리 딸은 거짓말을 하는 나쁜 아이고 거짓말쟁이에게는 혀 같은 건 필요 없어. 5. 아빠는 장을 보러 가셨어요.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차 안이 너무 덥거든요.
작가 : 귀 큰 개 언제부터 일까. 어린 시절부터? 철이 들었을 때부터? 사람과 접촉하게 된 때부터? 컵 속에서 벌레가 우글 우글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수도꼭지를 틀어도 벌레가 나온다. 케첩을 짤 때도, 신발을 신는 때도, 목욕을 할 때도. 물론 그것은 사람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눈도 코도 입도 귀도 빠짐없이 벌레가 나오고 있다. 이제는 그런 일에 익숙해져 벌레가 보여도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고, 라면, 돈가스 같은 것도 먹을 수 있다. 얼굴에서 벌레가 줄줄 나오고 있는 사람과 대화도 하고, 일도 하고 있다. 단지, 이런 상황 때문에 친한 사람이 없을 뿐이다. 어느 날엔가 한 뉴스가 의학 잡지에 발표되었다. [벌레를 안 보이게 하는 약]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는 많이 있..
1. 치과의사는 "100까지 세고 있으세요." 라고 말했다.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나는 드릴을 잡고 있는 손이 입에서 눈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았다. 2. 나는 창백하게 누워있는 소년에게 하던 심폐소생술을 멈추며 "숨을 쉬지 않아요." 라고 비통하게 말했다. 소년의 어머니가 "꼭 숨을 쉬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소년이 일어나 내 목을 물었다. 3. 동물들은 유령을 볼 수 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나는 그게 저 고양이가 매일 나를 바라보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4. 학교 친구들은 내 몸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며 계속 나를 욕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내 몸을 찾지 못 하는게 내 잘못은 아닌데 말이죠. 5. 내가 열여섯이 넘도록 살아있을 줄은 몰랐어. 그런데 들키지 않..
1. 자다가 느껴지는 연기 냄새에 텐트에 불이 났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짐을 챙겨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텐트가 한창 타들어갈 때서야 이번 캠핑은 아이들과 함께 왔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 문 밖에서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 문을 열었다. 문을 열어보니 거기에는 녹음기를 들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3. 나는 아직 따뜻한 동료의 시체 옆에서 흐느끼며 "싸움에서 이기면 먹을 것을 주겠다고 했잖아!" 라고 소리쳤다. 그는 "거기 있잖아, 먹을 거." 라고 말했다. 4. 아이들이 연못에서 해엄치고 뛰어노는 것을 보고 있으면 예전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저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저 아이들이 내 손에 닿는 곳으로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5. 몇 번의 추궁 끝에 아..
1. 눈에서 흘러나온 피 한 방울이 장례복 위로 조용히 떨어졌습니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마, 아빠, 맞지?"라고 말할 때 그 손가락에서는 갓 파낸 흙이 떨어져내렸습니다. 2. 나는 17년이나 나무 오르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목을 매는 것은 쉽지 않아서 목이 부러지지 않은 채 매달리게 됐다. 3. "울지 말렴. 제발 울지 마."라고 엄마가 부탁했다. "제발 오빠에게 했던 거처럼 네 눈을 뽑도록 만들지 마." 4. "난 언제나 당신 곂에 있을 거야." 벌써 6번이나 이사를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걸까요. 5. 그는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내 사진을 나에게 던지며 고함을 질렀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어떻게 나와 내 남편의 사진을 찍었는지도 모르겠고, 다만 경찰이 빨리 오기를 바..
1. 아들은 침대 시트를 망토처럼 매고 "아빠! 난 슈퍼맨이야!" 라고 외치며 정글짐에서 뛰어내렸다. 아들의 발은 땅바닥에 닿지 않았고 다만 침대 시트가 정글짐 꼭대기에 걸려있었다. 2.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에 누군가 집에 침입했습니다. 주의를 끌기 위해 사슬을 흔들어 보았지만 지하실 벽이 너무 두껍습니다. 3. 슈퍼마켓 바닥에 물 한 병을 뿌리고 뒤로 미끄러질 준비를 했다. 아기를 업고 있으니까 이번 소송 보상금은 엄청날 거야. 4. 넌 어렸을 때부터 빛이 있을 때는 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그걸 몰랐다면 지금 컴퓨터를 켜두지 않았을 거고, 그럼 네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이 널 습격할 일도 없었을 텐데. 5. "뭐든 말할 테니 제발 이제 그만 해주세요!" "딱히 알고 싶은 정보는 없는데?"